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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더 이상 ‘제2의 김연경’ 은 없다.

블라썸 | 조회 수 44 | 2017.08.14. 10:07

배구에 대해서 잘 모른다 할지라도 ‘김연경’선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2005년 흥국생명 핑크 스파이더스 배구단에 입단하여 그 해, 신인이란 이름으로 흥국생명의 우승을 이끌었고, 같은 해 V리그 시상식에서는 서브상을 비롯하여 공격, 득점, 신인상, MVP까지 총 6관왕을 거머쥐면서 한국 여자배구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다. 그 이후에는 한국 여자배구 선수 최초로 일본에 진출하여 팀을 승리로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배구리그 중 가장 유명한 터키리그에 진출하여 소속팀에서도 여러 번 우승으로 이끈 주역이다. 국가대표로써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18회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 대회에서도 은메달을 안겨준 장본인이다. 현재까지도 세계의 남녀배구선수를 통틀어 연봉 1위의 자리까지에 올라 김연경의 전성기는 끝날 줄을 모르고 있다.

 

야구나 축구보다 비 인기종목이라는 이유로 열악한 배구 육성 환경에서 다이아몬드 같은 선수가 우리나라에 나온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김연경’을 배구 계에서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선수라 칭한다.

 

그런데 최근 김연경 선수가 같은 여자배구선수를 지목하며 쓴 소리를 가했다. 바로 아시아선수권을 위한 출국을 앞두고 였는데, 총 엔트리 인원이 14명인데도 불구하고 엔트리에 뽑힌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인해 총 엔트리 인원조차 채우지 못한 13명으로 출국 길에 나선 것이다. 그런데 예비 엔트리에 포함되어 있던 한 여자배구 선수가 몸 상태가 나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부상이라는 핑계로 본인 소속팀의 훈련은 참가하면서도 국가대표의 차출을 거부했고 이에 분노한 김연경 선수는 출국 전 선수의 실명을 언급하며 한국여자배구의 문제점을 꼬집은 것이다. 사실 엔트리 인원을 채우고 가지 못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몇 주 전, 여자배구 월드그랑프리 대회에서는 역시나 총 엔트리를 채우지 못한 인원으로 참가하여 주전 6~7명이 한 달 가량의 살인적인 경기일정을 소화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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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이 바래버린 ‘국가대표‘ 타이틀

엔트리에 관한 문제는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도 있었지만 구단 및 선수들이 국가대표에 뽑히길 암암리에 꺼려한다는 것이다. 국가대표에 차출되면 본인 소속팀에서 훈련할 시간도 줄어들 뿐만 아니라 체력관리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영광스러운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에게 외면되는 부분 중 하나였고, 이번에 김연경 선수의 발언으로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되었다.

 

스포츠팬들의 의견은 다양하다. 가장 최고참이면서 본인의 희생을 마다하지 않고 모든 국제대회에 출전했던 김연경임을 아는 팬들은 김연경의 발언에 지지했고, 한 편에서는 ‘한 선수의 실명거론은 마녀사냥과 같다’라고 말하는 의견도 있다.

 

◆ ‘실명이 거론된 선수는 반성해야’

배구에 오랜 애정을 갖고 지켜봐왔던 필자로써는 이번 사건에 관해서 가장 반성해야 하는 사람은 실명이 거론되었던 선수인 것은 분명하다. 지금 아시아선수권에 차출되어 출국한 선수들도 모두 부상을 안고 최악의 컨디션과 최악의 서포트를 받고 차출되어 있는 상태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또한, 그 선수는 국가대표로서 많은 팬들과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던 선수라 실망이 여간 큰 것이 아니다. 몇 년 전, 한 배구선수가 무릎수술을 한 직후라 국가대표 차출에 거부를 했던 경우가 있었는데 그 당시 대한배구협회에서 6개월 출전정지의 징계를 받은 사례를 생각한다면 징계를 받아 마땅한 사안이다.

 

◆ 대한배구협회의 만행

그렇다면 ‘가문의 영광’이라 불리어도 좋을 만큼 영광스러운 ‘국가대표’의 타이틀을 왜 선수들은 자꾸 거부하는 것일까? 이 것에 대해서는 대한배구협회에 관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대한배구협회는 대한민국의 국가대표 배구단 관리와 지원을 책임지는 단체로 국가대표 배구단의 운영을 맡고 있다. 그러나 대한배구협회는 여러 가지 사건들로 이미 배구 팬들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

 

대한배구협회의 황당한 만행은 글로 옮기기에 끝이 없지만, 가장 최근의 사례들을 꼽아보자면, 최근 열린 월드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 대회는 나라마다 기량대로 1그룹, 2그룹, 3그룹으로 나눠 경기를 진행하는데 우리나라는 원래 1그룹에서 경기를 치렀어야 했으나 대회 출전비용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3년 만에 재 참가하여 2그룹으로 강등된 채 경기를 진행해야 했고, 배구선수들의 신체적 조건과 체력관리, 시차적응을 위해서는 비행기 탑승 시 반드시 비즈니스석 이상의 항공권이 필요했으나 이 역시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이코노미석을 태우려했고, 한 V리그 배구단의 지원금으로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었지만 그마져도 재정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선수들의 절반만 태우겠다는 황당한 대책으로 대한배구협회는 끝없는 비난을 받아야했다.

 

그렇다면 대한배구협회는 정말 재정이 어려운 협회일까? 그렇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기도 하다. 대한배구협회는 몇 년 전, 무리하게 협회건물을 구입하는 바람에 은행 이자로만 1년에 8억 원이 넘는 돈을 지출하고 있어 현재 적자상태이기 때문에 실제적으로는 재정상태가 어려운 것은 맞다. 하지만 반대로 무리한 건물 매입이 없었다면 8억 원이 넘는 돈을 이자로 지출 할 일도 없을뿐더러 그 돈으로 국가대표 선수들의 다양한 방향의 지원을 하고도 남을 것이다.

 

또한 한창 이코노미 탑승권에 대한 논란이 있을 직전에는 대한배구협회 협회장이 새로 취임을 하여 취임식을 하게 되었는데 고급호텔에서 식사까지 포함하여 하루에 천만 원이 넘는 비용을 취임식으로 지출했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해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 국가대표의 명성을 되찾으려면, 한국배구를 유지하려면.

이러한 무능한 협회 아래, 본인이 국가대표에 차출이 된다고 할지라도 이를 영광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점점 개인의 이익만 추구하는 추세로 바뀌어 버리는 것이다. 물론 차출은 거부한 선수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빗겨갈 수는 없겠지만 이 지경까지 오도록 만든 것은 협회 측의 원인이 크다. 또한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제2의 김연경’의 탄생은 커녕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조차 암담해 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대한배구협회는 투명한 감사를 통해 허례허식과 필요 없는 지출을 반드시 줄여 그 재정을 선수들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해야 하며 그와 동시에 개인의 이득을 위해 국가대표 차출에 거부하는 선수에게 적절한 징계도 필요하다. 또한, 재정적으로 자립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재정적인 문제에 대해 호소만 할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수익을 생산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고 다양한 구단, 기업과 접촉으로 협회에 대한 지원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각 프로배구 구단 측에서는 소속팀의 국가대표 차출에 문제없이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고, 선수 자체도 국가대표의 차출에 관하여 개인의 이익보다는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참가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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