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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으로 ‘소년법’ 개정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코너에 제기된 ‘소년법 폐지 청원’에 9월7일 오후 4시까지 24만여 명의 국민들이 참여했으며 정치권에서도 소년법 폐지와 개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형량의 상한선은 높이고 연령은 낮추자는 소년법 개정안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청소년 범죄가 저연령화, 흉포화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관련법 개정 논의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5일 소셜미디어에 “청소년은 보호돼야 하지만 관련법이 악용돼서도 안된다”며 “극악무도한 청소년 범죄에 대해 예외적으로 중하게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소년법 적용 대상을 ‘19세 미만’에서 ‘18세 미만’으로 낮추고 사형 또는 무기형의 죄를 저지른 경우 그 형을 완화해 적용하는 최대 유기징역형을 15년에서 20년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형사미성년자의 연령을 현행 14세에서 12세로 하향하고 살인 등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성인과 마찬가지로 처벌 가능하게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소년법 적용 대상을 18세로 낮출 경우 현행 19세로 맞춰져 있는 선거권이나 영상물 상영등급, 주류 판매 등 연동되어 개정해야 할 사안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에는 본드 흡입 등 약물남용 범죄가 많았지만 요즘은 청소년 성범죄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긴 하나 과거 범죄에 비해 폭력성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범죄가 흉폭해지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에 노출돼 국민들이 실시간으로 자세하게 범죄정보를 얻게 돼 사태를 심각하게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소년법 폐지’를 논하기 전에 사회와 어른의 책임은 무엇인지 반성해야

 

아직 판단이 미숙하고 충동적일 수 있는 청소년기의 범죄를 성인과 똑같이 처벌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죄의식 없이 피해학생의 사진을 올리고 ‘심해? 나 교소도 갈 것 같아?’라고 물어보거나 금방 잊혀질 거라며 추억으로 남을 거라고 말하는 가해자들의 행동은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지만 형량을 높이고 처벌 연령을 낮추는 것으로 청소년 범죄가 해결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소년법 폐지’를 논하기 이전에 사회와 어른의 책임은 무엇인지 엄중하게 반성하고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

 

부산의 폭행 피해자의 경우 1차 폭행을 당한 후 학교에 알리고 경찰에 고소했으나 경찰은 2차 폭행을 당할 때까지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았다.

더구나 2차 폭행 가해자 중 2명은 절도와 폭행 사건으로 보호관찰 중이었는데도 경찰이 관리를 하지 못해 이런 범죄가 다시 일어나게 된 것이다.

 

강릉 폭행사건의 경우도 부실 수사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가해자 중 한 명은 조사조차 하지 않았으며 피해자 가족이 폭행 동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하기 전까지 동영상의 존재조차 몰랐다고 한다.

 

‘소년법’을 세태에 맞게 개정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범죄를 반성하지 않거나 살인 등 끔찍한 범죄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형량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소년법 폐지’를 주장하거나 사형을 언도해야 한다는 주장은 또 다른 폭력이다.

이제 분노를 가라앉히고 차분하고 신중하게 ‘소년법 개정’을 논의해야 하며 가족과 사회공동체가 해체되어 가고 있는 이 상황에서 어른인 우리는 어떤 책임있는 행동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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