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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법, 이대로 괜찮을까

아인수타빈 | 조회 수 80 | 2017.12.12. 14:04

■ 지나치게 관대한 동물보호법 : 실효성 의문

 

 반려동물 천만 시대에 달하면서 동물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유기동물 등의 학대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현행 동물보호법의 경우, 처벌이 미비하고 기준이 모호하게 적용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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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동물보호단체 케어에 따르면 동물 학대 제보는 총 998건이었지만, 이 가운데 처벌받은 것은 36건(3.6%)뿐이라고 하는데 이마저도 대부분 벌금형에 그쳤다고 합니다.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을 학대하면 ‘1년 이하의 징역 혹은 1000만 원 이하 벌금’을 받지만, 이는 처벌 상한선으로 국내에서는 1991년 동물보호법이 제정된 이후로 현재까지 동물학대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없습니다.

 

 이처럼 동물보호법에서 동물은 여전히 사유재산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실형보다는 벌금형이 대부분이고, 생명에 대한 윤리와 동물의 복지를 보호한다는 법 취지와도 부합되지 않습니다.

 

 현행 동물보호법에 대한 비판과 개정안 요구는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고, 마침내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물보호법의 시행령과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으며 내년 3월 21일부터 개정된 동물보호법이 시행된다고 합니다.

 

■ 동물보호법 개정안 : 주요내용

 

 동물보호법 개정안의 주요내용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동물생산업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고 또한,  반려동물 관련 동물전시업(동물 카페 등), 동물위탁관리업, 동물미용업, 동물운송업도 등록제에 포함시켜 법적인 관리 가능(위반시 500만 원 이하 벌금)


  - 동물 학대자를 처벌하는 수준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


  - 동물을 유기한 자에게 부과할 수 있는 과태료를 '100만 원 이하에서 300만 원 이하'로 상향 조정


  - 투견 등 도박 목적으로 동물을 이용하는 행위, 상품이나 경품으로 동물을 제공하는 행위, 영리 목적으로 동물을 대여하는 행위가 금지

 

  그 밖에도 관할 지자체장은 영업자에 대한 점검 사항을 매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보고하는 의무를 부여했으며 동물보호법을 위반한 이는 3년 동안 동물 영업에 제한을 두는 등 이전 동물보호법의 맹점을 보완하는 내용이 신설되었고, 개정안은 현행법이 ‘죽이는 행위’를 동물학대로 정의했던 것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로 명시하면서 동물을 죽이고자 하는 의도가 없었을지라도 죽음에 이르게 한 행위에 대해서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동물에게 상해를 입혀야 처벌할 수 있었던 것에서 더 나아가 일부의 행위는 신체적 고통을 주는 것도 동물학대로 정의를 확장했습니다.

 

■ 개정 동물보호법 : 빛 좋은 개살구?

 

 농림축산식품부가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개정 법률 취지와 어긋나는 개정안을 내놓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그 비판의 내용은 크게 4가지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첫째, 동물을 주로 경제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축산업에 관심 있는 상임위가 동물 복지를 동시에 논하는 게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건복지위원회나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다뤄야 한다는 주장이 이전부터 제기되어 왔습니다.

 

- 둘째, 동물보호법 상 유기동물 등 보호조치 대상 동물을 포획해 판매하거나 구매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는지만, 길고양이는 구조·보호조치에서 제외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동물학대 등을 금지하는 제8조의 경우 개정된 동물보호법에서도 유실·유기동물, 피학대 동물 중 소유자를 알 수 없는 동물을 포획해 판매하거나, 이를 알면서도 알선, 구매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만 규정하고 있어, 길고양이의 불법 포획·매매를 처벌할 수 없습니다. 길고양이를 무분별하게 보호소로 입소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조항까지 추가돼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셋째, 이미 선진국 대부분의 동물보호법 내용에 포함되어있는 ‘굶주림이나 질병 등에 대하여 적절한 조치를 게을리하는 행위’와 같은 중요한 학대조항 등이 거부되었습니다.

 

- 넷째. 피학대 동물의 긴급격리조치와 소유권 제한 등이 통과되지 않았습니다. 상습적인 동물학대행위자에 대하여 소유권을 제한하는 내용이 빠진 것은 물론, 학대를 받는 동물들에 대하여 현장 출동을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에는 사법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기 전까지만 누구든지 즉각 동물을 학대자로부터 격리 조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동물보호의 사각지대를 막아낼 수 없게 되었습니다. 

 

■ 동물보호법 : 세계적 흐름

 

 동물보호법 강화는 세계적인 흐름으로, 다른 국가들은 동물학대를 중죄로 다루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의 경우에는 2013년부터 동물실험 금지법을 시행했으며 타국에서 동물실험을 거친 화장품의 유통·판매도 금지했습니다.

 

 독일의 경우에는 유럽 국가 최초로 헌법에 동물의 권리를 보장했고, 스위스는 동물을 사물이 아닌 생명으로 인정했으며 동물보호법 위반 시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혹은약 2천300만 원의 벌금도 부과합니다.

 

 또한, 미국은 주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의 주에서 동물학대 처벌은 살인·방화·강도 등과 비슷하게 처벌합니다. 특히나 고의적인 고문 및 학대의 경우 최대 징역 10년에 처해지며 애완동물 15년 소유 금지 등의 부과조치도 함께 내려집니다.

 

 일본에서도 애완동물을 죽이거나 상해를 가힌 자는 2년 이하 혹은 2000만원(200만 엔)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등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봤을 때 우리나라는 동물에 대한 범죄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합니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세계적인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마무리

 

 동물보호법 강화는 세계적인 흐름일 뿐만 아니라, 말 못하는 동물을 상대로 잔인한 학대 행위는 인간에 대한 잠재적인 범죄로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므로 강력하게 처벌되어야만 합니다.

 

 실제로 미국 연방수사국은 동물학대를 반사회적 범죄로 분류하고 있고, FBI 범죄심리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많은 연쇄살인범, 강간범들이 어린 시절부터 동물을 학대하거나 잔혹하게 살인을 연습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제동물보호단체 포포스(Four Paws)의 ‘동물학대와 인간의 폭력성과의 관계’ 자료에 따르면 실제 동물학대자의 70%가 다른 범죄를 저질렀으며, 이 중 40% 이상이 인간을 대상으로 한 범죄로 연결됐습니다.

 

 이처럼 동물을 학대하는 행위는 동물보호측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잠재적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동물보호법 강화는 필수적인 사항입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내년 3월 21일이면 개정된 동물보호법이 시행됩니다. 물론 다른 국가들에 비하면 여전히 기준의 모호성, 처벌 강도 등의 측면에서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개정안을 토대로 이제 막 동물보호를 위한 발판이  마련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계속해서 법안을 개정하며 발전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도 다른 국가들처럼 동물이 사유재산이 아니라 생명으로서 대접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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