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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후 배우는 낙 (학습도락)

담쟁이 | 조회 수 127 | 2018.12.20. 09:35

올해70세인 하리마 세츠코(播磨千ツ子)는60세에 히로시마(広島)대학 문학부에 입학한 후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교수님이 ‘하리마 씨가 공부하는 모습을 통해 학생들에게 공부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줄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하셔서 그게 정말 좋았습니다. 정작 자신도 젊은 학생을 보고 그들처럼 열심히 해 보자는 마음이 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60세에 초등학교 교사를 정년 퇴직하면서 바로 히로시마대학에 입학했다. 50년 전 대학 진학 당시, 영어를 전공하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권유로 교육학부에 입학했다. 그러나 여전히 영어공부가 하고 싶었고 프랑스어도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그래서 문학부에 다시 입학한 것이다. 그녀는 시니어전형을 활용해 지원서와 소논문, 면접을 거쳐 합격했다.

 

그녀는 오후 6시까지 학교에서 공부하고 귀가한 뒤 집안일을 마치고 나서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공부를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석사과정 프랑스문학과에 진학해 「일본과 프랑스의 신문 풍자만화의 비교」와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다. 그녀는 6년 정도를 예상하면서 박사과정까지 계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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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인(松陰)대학에서 교수와 시니어 학생들이 식사 겸 좌담을 하고 있다. 

출전: 쇼인대학 홈페이지 http://www.shoin-u.ac.jp/univ/campus/assets_c/2014/12/DSCF1593-353.php

 

시니어가 은퇴 후 대학이나 대학원에 입학해서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은 「배우는 즐거움」이다. 또한 젊은이들과 호흡하며 살아가는 건강한 삶을 경험하는 싱그러움이다. 무엇보다도 규칙적으로 다닐 수 있는 이바쇼(居場所, 아지트)가 있다는 것이 최대의 낙이다. 시니어 대학생들은 지금까지 회사에 빠져 만날 기회가 없었던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 그리고 항상 새롭게 생기는 여러 사건들을 접하며, 삶의 역동성까지 맛본다. 특히 책이나 방송으로만 접하던 저자 혹은 유명 정치인의 강의나 그들과의 대화는 인생의 새로운 맛을 느끼게 해준다. 뒤늦은 학습은 시니어의 삶에 가져다 주는 인생도락인 것이다. 

 

앞서의 하리마 씨와 같이 학부부터 대학원 석사, 나아가 박사까지 이수하는 시니어가 있는가 하면, 석사를 마치고 자신이 연구한 테마로 다시 사회 현장에 나가 업계에서 활동하는 사람도 있다. 또한 인생에서 경험하고 쌓아온 노하우를 더 살려보려고 학교에 다니는데, 관련 회사에서 근무를 요청해, 일하면서 배우는 사람도 있다.

 

2017년도 4월 기준으로 50세 이상 대학원 입학생이 2,250명이라고 한다. 현재 정규대학 중 시니어전형(시니어입시)으로 입학할 수 있는 대학은 와세다(早稲田)대학, 릿쿄(立教) 세컨드스테이지대학, 메이지(明治)대학, 히로시마대학, 쇼인(松陰)대학, 도쿄경제대학, 나가노(長野)대학, 도쿄기독대학, 간사이(関西)국제대학 등 20여개에 이른다. 이들 대학의 학비를 보면 대학원 석사과정 2년은 국립이 약 135만엔, 사립이 약 180만엔 정도이다. 여기에 교통비까지 더하면 비용이 더욱 늘어난다. 고졸 출신들은 대학 학부부터 진학하는데 4년간 학비는 국립이 약 250만엔, 사립 문과계가 평균 390만엔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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릿쿄 세컨드스테이지대학 수업장면, 젊은이와 시니어가 함께 강의를 듣고 있다. 

출전: 릿쿄대학 홈페이지, https://www.rikkyo.ac.jp/academics/lifelong/secondstage/

 

어느 것도 만만치 않은 비용이다. 특히 자신의 인생경험을 살리려면 그에 맞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해야 하는데 자기 지역에 없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방송통신대학을 활용하기도 한다. 이는 연간 20~60만엔 정도 소요되는데, 졸업 후 대학 본과3학년으로 편입하면 비용은 좀 더 줄어든다. 하지만 이것도 시간과 돈이 만만치 않다. 교토(京都) 조형예술대학, 불교대학 등이 통신교육과정을 개설해 놓고 있다.

 

그래서 요즘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것이 바로 「과목 등 이수생제도」 혹은 「청강생제도」이다. 이는 정규과목 중1과목부터 가능한 범위로 이수하는 대학의 유료 공개강좌, 소위 오픈칼리지(Open College)이다. 우리 대학의 평생교육원과 같은 것이며, 단위(1단위 15시간)를 얻어 학점을 76단위까지 이수하면 수료할 수 있다. 2017년 3월 현재, 전체87%에 해당하는 658개 대학이 이를 도입하고 있다. 1강좌당 1~3만엔, 수업은 1~3회 정도이다.

 

오픈칼리지의 대표적 대학이 와세다대학인데, 이 대학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4학기에 걸쳐 1,900여 강좌를 마련하고 있다. 「문학의 마음」, 「일본 역사와 문화」, 「세계를 알다」, 「예술의 세계」, 「인간의 탐구」, 「현대사회와 과학」, 「외국어(영어, 영어 이외)」, 「비즈니스·자격」, 「제휴·협력강좌」 등 대부분 은퇴한 시니어들이 쉽게 접근할 있는 과목들이다. 수강자 1인당 평균 연간 2.78 강좌를 이수하고 있지만, 20~30개 강좌를 훨씬 넘는 수강생도 있다. 또한 1년간이 아니라 4,5년간 지속적으로 수강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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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세다대학 오픈칼리지 강의목록. 

출처: 와세다대학 홈페이지 https://www.wuext.waseda.jp/

 

최근 일본은 기업의 요구에 따라 리커런트(recurrent) 교육이 확산되고 있다. OECD가 말하는 리커런트 교육은 일종의 생애학습인데, 일본에서는 기업의 근로자를 대학에 다시 보내 전문 분야의 학습을 이수하게 하는 것이다. 일본경제단체연합회 소속 기업의 반 이상(58%, 고등교육에 관한 앙케이트 결과, 경단련2018년4월 조사)이 근로자의 전문지식 습득과 향상을 목적으로 대학에 보내고 있다. 

 

이는 기존에 대학 밖에서 해오던 평생학습이나 전직교육, 그리고 대학에서 실시하는 평생교육원과도 다르다. 대학, 대학원의 전문과정을 일반 청년학생과 동일하게 배우고 연구하는 것이다.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한편, 대학은 그것을 통해 줄어드는 학생으로 인한 위기에서 살아나는 길인 것이다. 즉, 40~60대 일본인들은 「일터에서 대학으로, 대학에서 일터로」 이동하는 프레임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방 대학의 경우 재정난 등 여러 가지 곤란들을 극복하여 지방 재생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항상 이야기 해왔지만, 시니어라이프 준비는 60세 이후 정년 후가 아니다. 45세부터 준비해야 좋은 정년 후를 맞이할 수 있다. 정년 후 제2의 인생에서 함께 가야 할 4가지는 일, 건강, 레저, 학습이다. 일과 건강을 위해서도 대학에서의 학습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필수인 고령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 50,60세 대학 입학이 더 이상 희귀한 뉴스가 아닌 일반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을 날도 머지 않았다.

 

상기 글은 미래에셋 은퇴연구소에도 기고되었습니다.

보러가기 ☞ http://retirement.miraeasset.com/contents/view.do?idx=1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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