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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와 패자에 대한 신자유주의의 보상은 합당한가?

담쟁이 | 조회 수 47 | 2017.05.17. 18:15

◈ 경제 여건의 악화와 승자와 패자에 대한 이해

 

주류 경제학에서는 경쟁은 가격을 낮추며, 소비자가 제품 및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히며, 비효율적인 기업을 퇴출시킨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부는 시장을 효율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해서 경쟁적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고 배우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시장에서 퇴출된 기업이 어떻게 되는지 혹은 경쟁에서 패배한 개인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수업시간에 질문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습니다. 국제 경제학에서는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을 통해 선진국과 후진국이 교역을 하며 서로 이익을 볼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

 

그러나 선진국에서 첨단산업에 집중하는 동안 후진국은 노동집약적 산업에 집중하여 생산성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문제가 있게 됩니다. 이는 국내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데 중산층이 감소하며 부유층과 극빈층이 늘어나는 현상이 그것입니다.

 

우리는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져 있기 때문에 노력하기만 하면 노력한 만큼 과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노력을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부유층은 여전히 부유하고 극빈층은 여전히 가난하며 중산층의 재정 상태도 점점 악화되는 중입니다.

 

가계부채가 늘고 있고 이중 악성 금융부채도 늘고 있습니다. 우리는 천연자원이 부족하고 내수가 부족하여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데 수출도 글로벌 여건의 악화로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실제로 2008년 이후 디플레이션이며 글로벌 장기침체로 접어든다는 전망이 유효한 것 같습니다. 커다란 기업들이 무너집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들과 경쟁 상대가 되지 않고 좋은 기술은 대기업에서 사 갑니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점점 기술의 대체속도가 빨라진다고 했고 현재의 중소기업이 이런 급속한 글로벌 환경에서 살아남을 만한 생존력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대기업도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이 시점에 말입니다. 즉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점차 낮아지고 여건이 어렵게 되리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이렇듯 경제 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속에서 앞으로 패자는 더욱 늘어나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들에 비해 사회안전망이 그리 잘 갖추어졌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는 도전을 했다가 실패하면 다시 일어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그들이 선택한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얻는 대가인가요? 주위에 몸이 약해서 직장에서 어려움을 당하는 동료가 있습니다.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소외되고 정신적 고통을 당하는 것이 그 사람이 얻을 당연한 과실인가요?그럼 나는 그 경쟁자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내가 얻는 행복한 과실은 합당한 것입니까?

 

개인의 관점으로만 봤을 때는 이 문제가 중요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동체적으로, 공생관계로, 시스템적으로, 국가적 관점으로 봤을 때는 경쟁에서 패한자가 너무 심각하게 정신적, 신체적, 경제적으로 손상을 입게 된다면 이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패하더라도 건강하게 패해야 하며 다시 일어날 기회가 있어야 합니다.

 

◈ 계량적으로만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가?

 

한편 세계에서 거의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중이고 결혼은 하지 않으며 아이를 낳지 않습니다. 정부에서는 이를 경제적인 것으로만 분석하고자 합니다. 예컨대 계약직에서 정규직 전환되면 결혼하고자 하는 의지가 몇% 변화한다든지, 아이를 한명 더 출산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요인 같은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물론 이는 계량적으로 중요한 요인일 것입니다. 그러나 계량적으로 생각하면 이는 무척 비관적인 결론이 도출되게 됩니다. 경제가 악화되고 비정규직이 늘어날 것이 뻔한데, 어떻게 결혼률이 늘고 아이를 더 낫겠습니까? 결혼과 출산에 대한 문제를 경제적 통계적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좀 더 사회학적으로, 심리학적으로, 문화인류학적으로, 인문학적 관점으로 파고들어 성찰을 얻어내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 공동체에 대한 인식

 

우리의 사고방식은 무척 이해타산적이고 정치공학적이며 성찰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유럽의 어느나라를 취재하는 방송에서 “이웃이 건강해야 내가 건강하다”는 어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 말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이웃이 건강해지는 것이 내가 건강한 것이겠습니까? 이웃이 건강하건 말건, 정신병이든, 장애인이든 나만 잘되면 되고 내 행복이 극대화되는 것에 모두들 세뇌가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사람들이 함께 살면 범죄만 일어나고 집값 떨어지니까 격리시켜야 한다는 입장까지 나옵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경쟁지향적이고, 신자유주의적이고, 이기적이고, 만인과 만인의 투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적자생존 등의 사고방식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이 사고방식에 감염되어 있습니다. 유럽에서 시민을 이야기하는 것과 우리나라에서 시민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 역사적 문화적 맥락 자체가 다르다는 생각입니다. 유럽에서는 시민 공동체가 정책적으로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기도 하고 시민의 공익을 위해 연구개발에 참여하며 토론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활동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일단 남을 위해 시간을 쓸 여유가 없고 공익에 관심이 없고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부족합니다. 그것이 결국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인데 말입니다.

 

어릴때부터 혹독하게 경쟁하여 나보다 약하고 못난 사람을 짓밟고 올라서는데만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럼 여기서 패한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패하는 것도 그냥 패하는게 아니라 심각하게 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왕따나 학교폭력, 성폭행 등 모진 인생을 경험해왔던 사람들은 오랜기간동안 생산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런 것은 국가적인 손해입니다. 인재만 자원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자원이며 인재 한명이 여럿을 먹여 살리기 보다 국민 전반이 생산성이 높아지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 이데올로기의 전환

 

위의 내용들을 요약하면 한국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고, 또한 지속가능하지 않은 가운데 지금의 사고방식과 전제로는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가장 생산성이 극대화되는 기조를 유지해왔지만 오히려 그것이 우리의 발목을 잡는 역설을 우리는 지난 8년간 목도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기존의 체제에서 가지 몇 개만 보수할 것이 아니라 아예 나무를 다시 심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개헌도 그중 하나입니다. 개헌보다 큰 이슈가 있습니다. (경제) 시스템의 전제 자체를 전환하는 것입니다. 패자에 대한 책임이 승자에게도 있다는 인식, 모두가 건강해야 내가 건강하다는 인식, 공동체 지향 등입니다. 대책으로는 소득 격차 감소, 기업의 사회적 참여 강화, 증세, 거버넌스의 수평적 구조 정립, 통합적이고 성찰적인 정책 도출 방식, 시민 조직의 정책 참여 등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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