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관리자 : 담쟁이
  • 한국 스포츠의 부정부패 개선 방안
  • 국가 대표 선발 과정의 비리, 승부조작 및 금지약물 복용에 대한 해결책을 제안한다.
    대한 양궁 협회의 시스템을 전 스포츠에 도입하고 감시 기구를 신설해야 한다.
    선수 보호와 정기적 교육, 제보 체계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
  • 글의 구성

     

    1) 서론

    2) 국가 대표 선발 과정의 비리

    3) 스포츠계의 네펜데스, 승부조작과 금지약물

    4) 해결책 1 : 양궁 협회의 시스템/감시 기구 신설

    5) 해결책 2 : 선수 보호/정기적 교육/제보 체계 도입

    6) 결론

    7) 연구회 소개

     

     

     

    ● 들어가며

     

     한국 스포츠는 올림픽과 월드컵 등 각종 국제 대회를 유치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며 그 위상을 드높여왔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이라는 기적을 써내고 올림픽에서도 쟁쟁한 국가들 사이에서 10위 이상의 성적을 유지해온 것을 보면, 우리는 세계 속 스포츠 강국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우리의 속은 항상 곪아 있었다. 최근 드러난 최순실-정유라 승마 비리 사태 이전부터 한국 스포츠계는 각종 부정부패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스포츠 뉴스를 틀면 승부조작 소식과 더불어 청탁과 비리, 체육계 내부의 알력 다툼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사이 수많은 체육 유망주들이 내쳐졌고, 한국 체육의 발전 속도는 점점 느려졌다. 우리는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 이는 체육계 선배들이 쌓아온 위상을 최소한 잃지 않기 위함이기도 하다. 현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한국 스포츠계는 후퇴하고 만다.

     본 연구회는 군기 문화, 도덕적 추문 등 한국 스포츠계의 부정부패 문제들 가운데서 두 가지 이슈를 뽑아보았다. 국가 대표 선발 과정의 비리, 승부조작 및 금지약물 복용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들 이슈에 대한 심도 있는 토의와 자료 수집 등을 통해 각각의 문제에 맞는 해결책을 구상하고자 하였다.

     

     

     

    ● 국가 대표 선발 과정의 비리

     

     대한민국 스포츠를 망치는 부정부패의 이면에는 학연과 파벌, 외압이 자리하고 있다. 같은 학교 출신 또는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뭉쳤을 때, 더 원활한 업무 수행을 목표로 해야 하는데, 실상은 그것이 악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격 요건이 부족한 사람들은 인맥을 활용하여 다른 사람들을 제치고 특정 지위에 오르기도 한다. 심지어 모든 선수의 꿈이라 할 수 있는 국가대표 선발 과정도 학연으로 인한 외압과 비리가 존재하여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쇼트트랙이다. 빙상연맹은 2000년대 초반부터 각종 비리와 파벌 싸움 등으로 많은 잡음을 빚어왔다. 2010년, 당시 이정수는 세계 선수권 대회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빙상연맹은 이정수의 발목 부상 문제로 출전이 좌절되었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해당 선수의 누나와 안현수의 부친은 코치와 빙상연맹 부회장들의 외압이 작용했다고 폭로하였다. 결국, 강압에 의한 불참이 사실로 드러났고, 국가대표 선발전은 소위 말하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국민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전직 금메달리스트의 빅토르 안(이하 안현수) 사건도 비슷하다. 당시 쇼트트랙계 내부에서는 한국체육대학교(이하 한체대)와 비(非)한체대 출신의 파벌 싸움이 심했다고 한다. 한체대 출신이었던 안현수는 타 대학 출신 국가대표 코치의 방해로 숙소조차 쓰지 못했다. 세계선수권 대회에선 동료 오세종과 이호석의 진로방해가 이어지기도 했다. 그런데도 1등으로 들어온 안현수는 오히려 페널티까지 받아야 했다. 빙상 연맹은 고의성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나섰지만, 파벌 싸움으로 뒤얽힌 상황에 조사가 제대로 이뤄질 리가 없었다. 오히려 안현수의 아버지가 경기장 출입금지 징계를 받았다. 결국, 안현수는 러시아로 귀화를 선택, 러시아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하며 금메달로 답했다.

     어느 순간부터 한국 스포츠에서는 실력보다 학연과 힘, 파벌이 더 중요한 위치에 자리 잡으려 한다. 그리고 그것은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공정한 경쟁으로 승부를 가리는 스포츠 정신은 그들 앞에서 이미 사라져버린 듯하다. 스포츠가 실력이 아닌 학벌과 힘, 파벌로 순위를 겨룬다면, 한국 스포츠는 많은 인재를 잃고 몰락하게 될 것이다.

     

     

     

    ● 스포츠계의 네펜데스, 승부조작과 금지약물

     

     네펜데스라는 식물을 아는가? 네펜데스는 벌레가 좋아하는 냄새를 내보내어 그들을 유혹한 뒤, 자신의 포충낭 안에 들어온 벌레를 소화액으로 녹여 죽이는 식충 식물이다. 벌레들은 냄새에 유혹되어 포충낭 안으로 들어갔다가 꼼짝없이 먹잇감이 되어버리고 만다. 승부조작과 금지약물은 선수들을 유혹해 결국 타락의 늪으로 빠뜨리는 네펜데스와 같은 존재다.

     각종 승부조작과 금지약물 복용은 한국 스포츠를 망치는 원인 중 하나이다. 한국 스포츠계는 더는 그 부정행위들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최근 10년간, 야구와 축구, 농구 같은 인기 구기 종목을 넘어 태권도까지, 종목과 분야를 가리지 않고 약물 복용과 승부조작 수법이 동원되어 몸살을 앓고 있다. 외부의 검은 손이 선수들 그리고 심판들에게 돈을 건네며 고의로 져줄 것을 권유한다. 일부는 그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그들의 돈 봉투를 받아든다. 마음속 검은 손은 성적 향상을 위해 금지 약물을 집어 들게 한다.

     승부조작과 금지약물 복용은 스포츠맨십에 어긋난다. 코치진과 선수들은 정정당당히 자신의 실력만으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 심판들 역시 정당한 경쟁을 보장하여야 한다. 팬들의 응원, 선수들의 땀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승부의 짜릿함이 스포츠의 본질이다. 약물의 힘을 빌리거나, 상대방 혹은 제 3자와 은밀히 의논하여 경기를 조작하는 행동은 경기에 참여하는 모두를 속이는 행동이다. 조작과 약물이라는 요소가 가미될 때, 스포츠는 그 본질을 잃게 된다. 승자가 결정된 경기는 팬들을 떠나보낼 것이고, 한국 스포츠를 무너뜨릴 것이다.

     이 글에서 승부조작과 금지약물 복용의 사례를 각 종목에 걸쳐 일일이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프로야구를 표본으로 삼아 승부조작과 금지약물 복용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2016년,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이 또다시 드러나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문우람과 이태양, 유창식 3명의 야구 선수가 승부조작으로 인한 징계를 받았다. 이태양은 영구 제명되었고, 유창식은 자수한 것을 참작하여 3년의 자격 정지, 현재 군 복무 중인 문우람은 처벌을 기다리고 있다. 2012년, 박현준과 김성현의 볼넷을 통한 경기 조작이 드러난 지 약 5년 만이다. 2016시즌 도중에는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선수 짐 아두치가 금지 약물 복용으로 퇴출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허리통증으로 인해 약물을 복용하였지만, 여기에 금지약물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36경기 출장 정지 징계가 내려졌다. 결국, 아두치는 롯데로부터 퇴출당하였다. 물론 주된 목적은 성적 향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사전에 부주의했던 데에 대한 책임이 있었기에 처벌을 피할 순 없었다.

     금지약물 복용과 승부조작 사건을 보며 많은 사람이 공감한 것은 좀 더 강력한 처벌로 다스릴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모든 사후 처벌이 미비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종종 실효성에 의문이 들 정도로 약한 징계들이 눈에 띄었다. 대표적인 것이 프로축구 전북 현대 모터스의 심판 매수 사건이다. 2016시즌이 진행되던 도중, 2013시즌 당시 전북 현대 스카우트가 심판을 매수한 혐의가 드러났다. 한국 축구계는 충격에 빠졌고, 결국 해당 스카우트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전북 구단은 개인의 일탈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리그 승점 9점을 삭감당했다. 그리고 K리그 클래식 우승을 FC 서울에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다. 전북이 치른 죗값은 전혀 충분치 않았다.

     이탈리아 축구 리그 세리에 A, 세리에 B의 대규모 승부 조작 사건 ‘칼치오폴리’를 들어보았는가? 2000년대 중반, 내로라하는 명문 구단 AC밀란을 비롯하여 유벤투스, 피오렌티나와 같은 팀들이 승부 조작에 연루되었다. 당시 연루된 팀들은 일부 무관중 홈 경기 징계, 유럽 대항전 진출권 박탈, 승점 삭감 등의 징계를 받았다. 레지나 칼초라는 팀은 승점 삭감 외에도 벌금과 2년 6개월 동안 축구계에서 퇴출당했다. 리그 챔피언 유벤투스는 2부 리그로 강등되었다. 물론 해당 사건을 전북 현대의 그것과 직접 비교하긴 어렵다. 하지만 심판 매수 혐의에 대한 징계라고는 한 시즌 승점 9점 삭감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박탈이 전부다. 스포츠에서 매수와 조작은 매우 중대한 범죄이다. 전북의 최강희 감독도 강등을 각오하고 있었다는 인터뷰를 한 것을 보면, 그 처벌의 강도는 상당히 낮았다. 부족한 본보기는 K리그를 조작하기 좋은 리그로 인식시킬 수밖에 없다는 이영표 해설위원의 말이 떠오른다.

     금지약물에 대한 처벌도 그 수위가 높지 않았다. 아두치 이전에 금지 약물로 적발되었던 한화 이글스 최진행과 두산 베어스 김재환은 각각 30경기, 10경기 출장 정지를 받았다. 빈약한 징계에 팬들은 실망감을 표출하며 선수들을 비판하였다. 이런 여론을 인식한 것인지, 최근 들어 KBO 리그의 약물 검사는 한국도핑방지위원회가 주관하면서 그 처벌이 매우 강화됐다. 이제는 미래에 최진행-김재환과 같은 느슨한 징계의 사례가 다시 생겨나지 못하도록 다른 종목들도 더욱 강화된 처벌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이 기준은 각 종목의 상황에 맞게 바꾸어 도입되어야 한다. 우리가 강한 처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부정행위가 싹트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래서 본 연구회는 두 가지 이슈에 대한 대책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 대한 양궁 협회의 시스템 그리고 감시 기구 신설

     

     체육계 내의 학연과 파벌로 엮인 부정부패, 특히 국가 대표 선발 문제는 해결이 시급하다. 하지만 학연은 한국 문화 속에서 오래전부터 형성되어 온 개념이다. 그러므로 학연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고, 부정부패를 막기 위해선 사람들이 의식을 점차 바꿔나가야 한다. 파벌 형성도 마찬가지이다. 단시간에 이들 문제를 해결할 정책을 마련하기 매우 어렵다. 그래서 본 연구회는 그 원천을 파헤치기보다 대표 선수 선발 과정에 초점을 맞춰 보았다.

     대한민국 스포츠의 효자 종목 양궁은 국가 대표 선발전이 굉장히 엄격한 것으로 유명하다. 양궁의 대표 선발 방식을 벤치마킹한다면, 청탁과 비리 등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선수 선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회는 국가 대표 선발 과정에서 학연의 악용을 막을 해결책으로 대한양궁협회의 공정한 시스템을 제안하고자 한다.

     양궁 대표 선발전은 전국 실업 선수들을 대상으로 3차례 선발전과 2차례의 평가전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최상의 성적을 거둔 4명만이 뽑힌다. 이후 국가 대표 훈련이 진행되는데, 여기서도 1명이 탈락하여 최종적으로 3명이 선발된다.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이는 선수 추천 없이 오로지 경쟁만으로 선발된다는 것이다. 전직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다음 대회 출전이 보장되지 않는다. 그래서 선발전에 탈락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구제하기 위한 와일드카드 제도를 도입하자는 여론이 있었지만, 대한양궁협회는 굴하지 않고 엄격하고 공정한 과정을 고수해왔다. 또한, 파벌을 없애고자 어린 시절부터 협회에서 직접 선수를 육성하고 관리한다고 하니, 이는 한국 체육계가 나가야 할 방향을 어느 정도 제시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물론 우리는 각 종목의 특성을 고려하여 엄격한 시스템을 적용하여야 한다. 감독의 권한으로 몸상태가 가장 좋은 선수를 여럿 뽑는 야구나 축구 등 구기 종목은 양궁의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이들은 기술위원회를 거쳐 선발되고, 인기 종목 특성상 여론에도 민감하므로 부정부패가 비교적 덜한 상황이다. 하지만 경쟁전을 통해 대표 선수를 선발하는 쇼트트랙, 태권도, 유도 등은 경기적인 부분에 충분히 외압이나 비리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큰 틀에서 양궁의 시스템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앞서 언급하였듯, 해당 종목에는 양궁과는 다른 고유한 특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에 맞게 투명한 시스템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학연에 물들어 있을 수 있는 기관장, 거물 체육 인사의 선수 추천제를 폐지하고, 올림픽 우승 선수에 대한 출전 특혜가 없는 양궁 협회처럼 무한 경쟁 체제를 도입하는 것은 종목의 특성과 관계 없이 매우 필요해 보인다.

     추가로 본 연구회는 체육 기구로부터 독립된 ‘부정부패 감시 기구 신설’ (가칭: 스포츠 윤리 센터)을 제안한다. 스포츠 윤리 센터는 체육계와 관련 없는 외부 인사들로 조직되어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경기 조작과 국가 대표 선발 과정을 포함한 스포츠계의 부정부패를 감시하고 처벌하는 역할을 맡는다. 해당 기구는 정기 조사 및 공개 민원, 익명 제보 등의 체계를 도입해 관련 정보를 수집한다. 만약 안현수처럼 학연과 파벌로 인해 부당한 대우를 받는 선수가 있다면, 스포츠 윤리 센터에 익명 제보, 공개적 소명을 통해 비디오 판독과 재경기 검토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스포츠 윤리 센터는 사건에 대한 조사 및 처벌에 대한 권한을 부여받아야 한다. 부정부패가 적발되었을 경우, 스포츠 윤리 센터는 관련 체육 기구와 협의하여 선수에 대한 처벌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범죄 혐의가 매우 중할 경우, 해당 체육 기구의 징계와 별도로 처벌할 수도 있다. 단, 권한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과 절차가 마련되어야 하고, 공정한 조사를 위해 기구 내 구성원은 정기적으로 교체되어야 한다.

     

     

     

    ● 선수 보호와 정기적 교육, 제보 체계

     

     승부조작과 금지약물 복용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각 체육 기구가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약물 검사 강화, 적발 시 연루자의 조건 없는 영구 제명 등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구단 차원에서 개입하였을 시에는 강등 및 리그 퇴출도 검토하자는 주장이 강하게 대두하고 있다. 그러나 본 연구회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여 다음과 같은 정책을 제안하고자 한다.

     승부조작과 금지약물 복용을 방지하기 위해 각 체육 기구들은 관계자 교육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한국 프로야구 신인 선수들은 데뷔 전, 신인 교육을 통해 주의 사항을 익힌다. 이를 참고하여 본 연구회는 선수와 심판, 코치 등 경기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승부조작 및 금지약물 방지 교육을 제안한다. 교육 대상에는 기존 선수들도 포함되며, 매년 비시즌 휴식 기간에 진행된다. 또한, 모든 관계자는 일정 시간 이상, 필수적으로 교육을 이수하여야 한다. 미(未)이수자 혹은 교육에 불성실한 태도로 임했던 이들은 다음 시즌에 참가할 수 없다. 구체적인 교육 방향과 내용이 정해진다면, 시간과 같은 세부적 사항들이 차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부정부패가 잘못된 것임을 그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점이다.

     자진 신고 및 익명 제보 체계를 상설화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관계자들이 부정행위에 손대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들이 손을 댄 이후에도 반성하고 양심의 선택에 따를 길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껴 자진 신고한다면, 자수한 점을 참작하여 처벌을 어느 정도 덜어줘야 한다. 2016년에 드러난 프로야구 승부조작 당시에도 KBO는 자진 신고 기간을 적용하였고, 이 기간에 자수한 유창식은 영구 제명에 비해 덜한 자격 정지 3년 처분을 받았다. 물론 무분별하게 처벌의 기준을 낮추자는 뜻은 아니다. 처벌 수위는 자수자의 혐의에 따라 꼼꼼히 검토되어야 한다. 하지만 자진 신고자들에게 적발된 사람들과 무조건 똑같은 처벌 기준을 적용한다면 오히려 자신의 죄를 숨기려들 것이다. 이는 승부조작 및 금지약물 근절에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관계자의 부정행위 제보 체계는 승부 조작과 금지약물 복용을 막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이다. 금지약물 복용이나 승부조작을 목격하였을 때, 그것을 관련 기구에 제보하여 부정행위를 방지하는 것이다. 엄정한 조사 과정을 통해 제보가 사실로 드러나면 제보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한다. 제 3자 외에도 경기 관계자 자신이 승부 조작 청탁을 받았을 때도 제보를 통해 승부 조작을 방지할 수 있다. 주의할 것은 부정행위 관련 제보들은 익명이 보장되어야 하며, 당사자의 신원이 드러날 수 없도록 높은 보안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동시에 허위 제보에 대한 엄중한 처벌 방안도 마련하여 빈틈이 없도록 해야 한다. 제보자 자신도 혐의에 연루되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며 허위 제보에 대해선 승부조작만큼 엄중한 처벌을 내릴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승부 조작을 막기 위해 검은 손으로부터 선수, 코치, 심판 등 경기 관계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최근 승부조작의 양상을 보면, 조직폭력배가 개입하여 관계자들을 돈으로 유혹하고, 관계자가 실제 경기에서 실행에 옮기는 사례가 일부 있었다. 이 과정에서 성공하면 그 대가를 받았지만, 실패하면 협박은 물론 폭행까지 당했다는 뉴스가 등장할 정도였다. 앞서 말했듯, 사전에 승부조작 및 금지약물 복용을 차단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들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돌아올 길도 열어놓아야 한다. 경기 관계자들이 외압에 의해 본인의 의지에 반하는 부정행위를 계속 저지르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구단과 관련 기구는 상호 협조하여 관계자들을 심리적, 물리적으로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수단으로는 불안 증세에 대한 심리 치료 지원, 일정 기간 경찰에 보호 요청 등을 들 수 있다. 공권력과도 긴밀히 협력하여 조직 폭력배의 개입을 차단하고 나아가 보복 등의 물리적 외압으로부터 관계자들을 보호할 것을 제안한다.

     

     

     

    ● 끝으로

     

     작은 국토에도 항상 세계 대회에서 경쟁력을 뽐낸, 스포츠 강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 국민은 선수들의 노력에 환호하였고, 한국 스포츠의 장래는 밝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영광의 순간 뒤에 쓰라린 상처가 가득했다. 누군가의 부탁으로 경기의 승패가 이미 결정된 적도 있었다. 누군가는 욕심이 지나친 나머지 약물에 손을 대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지위를 믿고 원하는 결과를 만들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 스포츠 강국의 슬픈 이면이다.

     본 연구회가 수집한 자료들은 많은 생각이 들게 하였다. 잘못된 행동의 기록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가져다주었다. 한국 스포츠는 이제 변해야 한다. 변화를 두려워한다면, 한국 스포츠는 발전은커녕 저 멀리 뒷걸음질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국가 대표 선발 과정을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 또한, 스포츠 윤리 센터를 통해 비리를 퇴출하고, 선수들이 더는 금지약물과 승부조작에 연루되지 않도록 길을 만들어야 한다.

     위 정책들은 부정부패를 근절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대한민국 스포츠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비리에 대한 우리의 의식과 관련된 것이기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렇지만 본 연구회가 제안한 정책들은 결코 무의미한 것이 아니다. 한국 스포츠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며 그렇게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제 조금씩 과거의 틀을 벗어던지고 스포츠의 본질을 해치는 행동들을 하나씩 뿌리 뽑아야 한다.

     

     

     

    ● 연구회 소개)

     

     이슬톡톡이라는 이름은 단순히 주류 제품의 상호명에서 따온 것이 아닙니다. 이슬은 사소한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단어입니다. 이슬톡톡은 사소한 것도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해보자는 취지에서 이슬과 영어 단어 talk을 합성한 이름입니다. 본 연구회는 정기적으로 정치와 사회, 스포츠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토론을 카톡과 오프라인에서 진행하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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